룬의 아이들 - 블러디드 1, 2 - 카카오페이지(2018.09~2019.09)

- 전민희 지음

- "하이 판타지의 독보적 존재

‘하이 판타지High Fantasy’는 판타지의 서브 장르 가운데 하나다. 하이 판타지는 현실 세계가 아닌 가상의 세계를 무대로 하며 그 세계만의 규칙을 갖고 있다. 대표되는 작품으로 [반지의 제왕]이 있는데, 배경이 되는 세계와 그 세계를 구성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연대기 형식으로 그린 작품들이 많아 ‘서사 판타지Epic Fantasy’라는 말과 혼용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다른 많은 장르와 마찬가지로 최근에 와서는 수많은 종류의 판타지가 생겼고 이런 서브 장르의 구분도 점점 벽이 무너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역시 ‘판타지’라고 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서브 장르이기도 하다.

‘룬의 아이들’ 시리즈는 “검과 마법의 이야기”가 전성기이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쭉 하이 판타지의 정점에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판타지라고 하면 흔히 현실 고증 같은 것이 필요 없고 작가의 상상만으로 세계를 구성하기에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런 특성 탓에 (어쩌면 스토리상에는 등장하지도 않을) 세계의 구석구석을 세밀하게 구축하지 않으면 금방 무너져 내리기 쉽다. ‘룬의 아이들’ 시리즈가 대단한 이유는 세계가 갖고 있는 독창적인 설정과 발상에만 있지 않다. 이 세계 구석구석 닿아 있는 작가의 손길이 아니었다면 열다섯 권에 달하는 시리즈는 지금까지 이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세계관을 살아 숨쉬게 만드는 것은 캐릭터. 모든 사건과 이야기는 캐릭터로부터 시작하여 진행된다. 어느 한 마을이나 도시가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하는 장르이니만큼 캐릭터의 수도 많을 수밖에 없다. 독자들은 캐릭터의 생각과 행동에 반응하며 공감하고 이입한다. 캐릭터의 역사가 쌓이면 독자와 세계의 친화도는 높아지고, 캐릭터 한 명 한 명의 역사는 곧 세계의 역사가 된다. [윈터러]와 [데모닉]으로 이어지는 ‘룬의 아이들’의 역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국내외 판매량 300만 부의 밀리언셀러

‘룬의 아이들’ 시리즈는 청소년부터 장년층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놀랄 만한 성과를 얻었다. 특히 [윈터러], [데모닉]은 일본에서 역대 가장 많이 팔린 한국 소설로 기록(2013년 기준, 도쿄 한국문화원 발표)되기도 했다. 또한 Yahoo Japan 선정 10대에서 가장 많이 읽힌 책(2006)에 이름을 올렸고, 대만에서 애장판 출간 기념 초청사인회(2007)를 가진 바도 있다.

‘전민희 월드’의 작품 중 두 개의 시리즈는 게임화되어 미국, 러시아, 유럽, 중국, 일본에도 서비스중인데 그중에서도 <테일즈위버>는 ‘룬의 아이들’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RPG이다. 원작이 되는 ‘룬의 아이들’과는 독립된 스토리를 갖고 있지만 공통된 캐릭터와 세계관으로 2003년 6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전설 같은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

시리즈의 1부 [윈터러]가 시작된 지 이제 근 20년이 되어간다. 2부 [데모닉]의 마지막 권이 나온 지는 11년이다. 독자들의 오랜 기다림 또한 체념에 가까워질 만할 시간이다. 하지만 올해 10월 카카오페이지에 3부 신작의 연재가 시작되자마자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책은 낡았을지언정 ‘룬의 아이들’의 세계와 인물은 여전히 독자의 마음에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카카오페이지 연재를 통해 독자들의 반응을 접하며 전민희 작가는 블로그를 통해 이렇게 마음을 표현했다.

“이 시리즈의 마지막 권 출간이 11년 전의 일입니다. 그후로 줄곧 멈춰 있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잊으셨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새 연재를 진행하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이 세상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데, 어느 한 세계의 이야기를 계속 잊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룬의 아이들 - 블러디드]가 출항을 시작했다. 앞의 작품에서 아직 보여주지 않은 세계의 한 구석에서 시작하여 앞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으로 작가 또한 집필에 가속을 하고 있다. 3부의 진행과 함께 1부와 2부 또한 새 단장을 하고 2019년 독자들 앞으로 나설 예정이다." (출판사 책 소개글)

- "사랑하는 오빠를 지키기 위해 엘리트 근위대 '에투알'에 투신한 공녀 샤를로트.
그러나 4년 뒤, 오빠는 흔적없이 실종된다.
이제 대공이 될 사람은 자신뿐이지만 샤를로트는 계승자 책봉을 미루어 달라 청한다.

오빠를 공격한 자는 돌아올 것이다.
샤를로트가 타고난 위험천만한 능력을 노리고.
그 자가 돌아오기 전에 능력을 완전히 각성하고, 뛰어난 자들을 한편으로 모아야 한다.

한편 마법학교 네냐플에는 그간 세계가 멸망할 뻔한 사건들을 벌이고도 평범한 학생이 되어 살고 있는 몇 명이 있었다.
그 중 막시민은 평생 놀고 먹어도 조금도 지루해하지 않는 재주를 타고 났지만 안타깝게도 대충 살려고, 수상한 낌새를 모르는 체 하려고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결국 그 전말을 알아채고야 마는,
뛰어난 직감과 명석한 두뇌도 갖고 있었다.

젠장! 왜 이런 쓸데없는 사은품이 끼워져 와 가지고!

그걸로 잔돈이나 벌어볼까 하고 '술집 구석 탐정'이 된 막시민.
그의 소문은 근위대 출신의 무시무시한 공녀의 흥미를 끌게 되는데......" (카카오페이지 작품 소개)

- 주요 등장인물/배경: 샤를로트 비에트리스 드 오를란느(이스핀), 막시민, 네냐플, 오를란느, 에투알, 프시키, 카프리치오(바이올린)

- 새로운 설정이 등장한다. 프시키. 유령도 아닌 것이 말도 하고 의지를 갖고 있으며 소멸될 때 마법 에너지를 발생한다고. 그 소멸될 때 생성된 가루가 '킵 더스트'라는 필멸의 땅과 접촉하면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다는데... 새로 추가된 설정인지 원래부터 염두에 두고 있던 설정인지 아직은 모르겠다. 이번 3부에서 가장 중요한 중심소재로 보이는데.

- 조슈아, 란지에, 보리스 등은 조연으로 아주 잠깐씩만 등장한다. 감질나게 ㄷㄷ

- 역시나 이번에도 추격자가 있다. '아이언 페이스'라는 별명을 가진 무시무시한 인물이라는 설정. 1부의 암살자 4익도, 2부의 '샐러리맨'도 아직 안 죽고 살아있을텐데, 뭔 놈의 추격자가 각 편마다 계속 새로 나오는지 원... ㄷㄷ

- 1년에 한 권 정도 쓰고 있는 듯. 3권을 보려면 올 가을은 되어야 할 것 같다. 너무 길다. 완결될 때까지 차라리 보지 말 걸. ㄷㄷㄷ 암튼 정말 반갑고 재미있다.

- 끝끝내 적응되지 않는 표현들. 장면 묘사 때마다 등장하는 여러가지 꽃이름들, 나무 이름들, 그리고 '프릴'이니 '크라바트'니 하는 옷 장식 이름들. 그리고 프랑스식 작명들. 아무리 여작가라 해도 다른 작가들 작품에서는 좀체 보기 어려운 것들인데 전민희 작품에서는 자주 나온다. 낯설고, 괴리감이 들 때가 많다. 어때, 뭐, 재미있으면 된 거지.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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