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 - 민음사 (1995-04) (읽음: 2001-05-20 01:45:48 AM) 

- 밀란 쿤데라 장편소설
 

- "국내에 많은 고정독자를 가지고 있는 체코 출신 프랑스 작가 밀란 쿤데라의 작품. 오래된 성을 개조해서 만든 호텔에서 하룻밤을 투숙하게 되는 소설가와 그의 아내, 같은 호텔에서 열린 국제곤충학회에 참석한 인사들과 18세기 소설의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가 일관된 분위기 속에서 전개된다. '느림'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이 소설은 '속도'로 대표되는 현대를 조소하면서 느림의 즐거움을 묘사한다. 

현대인들은 결국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속도에 몸을 맡기고 있지만 결국 그만큼 잃은 것도 많다는 것이다. 주제와 연관된 깊이있는 통찰로 모자이크된 듯한 쿤데라의 소설적 특징은 「느림」에서도 감각적으로 드러난다. 그 통찰들을 읽어내며 독자들은 몽상적인 아름다움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 ''나는 마차 쪽으로 천천히 가는 나의 기사를 좀더 바라보고 싶다. 그의 걸음걸이의 리듬을 음미해 보고싶다. 그가 앞으로 나아갈수록, 그의 걸음걸이들은 느려진다. 저 느림 안에서 나는 행복의 어떤 징표를 알아보는 듯하다." (리브로 책소개글)

- 역시 밀란 쿤데라 특유의 음울하고 자조적인... 갈피를 잡을 수 있을 듯 말 듯한 이야기의 흐름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엇비슷하다. 

- 밀란 쿤데라 특유의 1인칭 전지적 관찰자 시점(?)의 이야기 전개는 이것이 사회평론인지 소설인지 수기인지 모호하게 만드는 데 일조를 한다. 

- 소설을 끝까지 다 읽은 후에도 여전히 남는 의문,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자 이 소설을 썼을까. 제목 '느림'이 의미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생각나는대로 휘갈겨 쓴 듯한 냄새를 풍기면서도 나름대로 이야기의 맺고 끊음은 철저히 지키는... 내 식대로 표현한다면, 아무 의미도 찾을 수 없고, 굳이 찾자면 단지 책 한 권 더 읽었다는 의미밖에 없는, '재수 없는 소설'이다. 

- 한가지 딱 와 닿는 구절, 사랑은 이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유일하게 소설을 읽고 난 다음까지 남는 말이었다. ㅡ.ㅡ;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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