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권력 - 개마고원 (2001-12) (읽음: 2003-07-01 12:50:23 AM)

- 강준만, 권성우 공저

 

- "이 책은 그간, 문학자본의 문제를 포함한 문학권력 논쟁의 와중에서 여러 문인들이 산발적으로 제기해온 비판적 견해들을 정리·종합하는 가운데 저자의 비판적 문제의식을 가미해가는 방식으로 쓰여져 있다. 따라서 거대담론적 비판의 '내용'에 주목하기보다는 실천 가능성 없는 '구조 탓하기'에 대한 비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더불어 문학 전체를 현실과 연계시켜 융성토록 하려는, 편협한 분업주의를 넘어선 학제적 상부상조로서의 새로운 시도라는 의미도 갖는다. 

* '한국 문학 살리기'를 위한 작업
'한국 문학의 위기', 더 나아가 '한국 문학의 죽음'까지 운위되기 시작한 지 오래지만, 그 원인의 일단이나마 적극적으로 규명해보려는 노력은 별반 보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한국 문학판의 기존 문법 속에서는, 오히려 그러한 노력은 격렬한 반발이 아니면 지독스런 냉소에 맞닥뜨릴 뿐이다. 저자 강준만은 이 책 역시 대다수 문인들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에 부딪칠 것이라고 진단한다. 문단의 썩은 치부를 비판하는 문인들조차도 '밀실'에서나 그럴 뿐 그걸 공개적으로 하라면 "나만 희생양이 되란 말이냐"고 거절한다. 이게 현재 우리 문학판의 '마인드'이니, 이런 종류의 책이 문인 사회 내부에서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 문단 내부의 반성력과 자정능력에 비춰볼 때, 오히려 여기엔 문단에 깊숙이 발을 딛고 있지 않은 국외자(?)의 작업이 더 적실할 수도 있음이다. 문학·문단 비판에 뛰어든 언론학자의 '개입의 변'은 다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문학은 문인들만의 것이 아니다. 문단이 상식 수준의 과오를 범할 때엔 그 누구건 상식의 힘으로 얼마든지 개입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문학자본과 문학권력의 지배하에 놓여 있는 문인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끔 돕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문인 사랑'이요 '문학 사랑이 될 것이다."

* '작가의 사회학'으로서의 문학권력론
이 책은 문학 텍스트 안의 세계를 다루는 '문학론'이 아니다. 즉 '문학권력'의 문제를 매개로 하여 텍스트 생산자인 문인들의 창의성을 억누르는 구조, 문학 텍스트 유통의 왜곡된 시스템, '문인 신비주의'와 같은 행태론적 문제 등 문학 텍스트 바깥의 세계에 주목한 것이다. 이 당연한 사실을 새삼 환기시키는 까닭은, 있지도 않은 허구를 가지고 소동을 일으키는 '가짜 논쟁'이라는 둥 "문학 텍스트 안으로 들어오라"는 둥 논의의 맥락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엉뚱한 반박들 때문이다. 따라서 "강준만처럼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바깥의 영역에 함부로 개입하여 먼지와 소음을 일으키는 행태"(-남진우) 운운하는 식의 발언은 졸렬한 '분업주의'이자 '문학특권주의'적 발상에 다름 아니다. 

* 개요
1. 테마별 비판
한국 문학의 왜곡된 상업주의의 배경에 놓여 있는 '스타 문인' 시스템을 비판한 두 M신(money, massmedia)을 섬기는 한국 문학, '주례사 비평' 등의 문제를 통해 출판자본의 선전부대로 전락한 비평의 현실을 다룬 평론가는 출판자본의 '파출부'인가?, 나눠먹기식 배분으로 패거리짓기의 수단이 되어버린 문학상 제도 비판 '제도적 사기 혹은 권위훔치기의 합법화', 신문의 출판 지배 현상에서 비롯되는 문언유착과 비평의 악순환을 다룬 문학의 본질은 언론플레이인가?

2. 문학지 비판
정체성에 관한 질문에는 오만한 침묵으로 대응하고 때로 진보상업주의적 탄력성도 마다않는 창비에게 자기 성찰을 요구하는 {창작과 비평}의 정체성과 오만,언론개혁 논쟁을 '위선의 게임'으로 바라보는 정도의 극우적 면모까지 보이는 문지의 권력적 욕망과 패권의식을 비판한 {문학과 사회}의 오만과 자기도취, 문단의 스타 시스템과 관련해 출판자본 민음사와 이문열과의 밀월관계가 지닌 의미를 추적한 이문열과 '침묵의 카르텔', 다양성을 빙자한 잡식성 물량공세와 주례비평 행태를 비판한 "문학동네"의 성장 신화를 해부한다 

3. 권성우의 남진우 비판
심미적 비평의 파탄은 "권성우에게 답함"이라는 남진우 글에 대한 재반론이다. 공저자 권성우는 "문학권력 논쟁의 진정한 의미는 문학장 내에서 비평계의 부정적 관행, 문학성이라는 척도에 의해서 은폐된 모순, 왜곡된 역학관계 등을 공공연하게 드러나게 만들었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지엽말단적인 것에 대한 소모적 시비를 통해 문학권력 논쟁 자체에 이전투구의 부정적 이미지를 덧칠하는 남진우의 행태를 비판하며, 애초의 논점으로 돌아가 논리적으로 반박해달라고 요청한다. 예컨대, 문학권력 비판자들에 대해 "비판의 숨은 동기들이 적잖이 수상쩍다"거나 "사적 원한" 운운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그 구체적 증거를 바탕으로 한 논리적 해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파크 책소개글)



- 강준만과 권성우가 책을 같이 냈다? 문학권력에 관해서라면? 아하... 강준만과 권성우는 생각과 사상이 상당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서로 숱한 논쟁을 주고받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문학권력에 대한 비판정신에 있어서는 상당한 유사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그들이 같은 책을 낸 것이었다. 

- 강준만의 그간의 저서들을 상당히 많이 탐독하면서,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지만 다시 한번 사서 읽었다. 조금은 시기가 지난 내용이라 강준만의 글 특성상 그다지 시의적절한 읽기는 되지 못했지만, 그나마 잔잔하게 다시 한번 음미하는 의미에서 읽을 만 했다. 

- 특별히 새롭거나 기억해야 할 만한 내용이 없는 관계로 인용해둘 대목은 없다. 한국사회의 또 하나의 닫힌 권력, 문학권력에 대한 이와 같은 신랄한 비판이 과연 이 책이 나온 이후 얼마나 활성화되었으며 얼마나 문학권력자들에게 자기반성의 계기가 되었는지는... 지금 상황을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이야기해서 강준만은 아직도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답답할꼬...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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