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무인 1~9권 - 자음과 모음 (2004.02 ~ 12)

 

- 임준후 지음

 

- "영웅이 사라진 우리시대에 탄생한 희대의 영웅 임한의 이야기다. 고대 무공비급으로 초인적인 힘을 얻게 된 임한은 강력계 형사로서 각종 범죄현장에서 민초들을 구하던 중 고위층들의 허와 실을 바로잡는 데 목숨을 내건다. 거리의 폭력배에서 국세를 횡령한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바로잡고 싶었지만 힘이 없기에 어쩔 수 없었던 일들을 주인공 임한이 속 시원하게 해결해줄 것이다.
80년대 소설 <인간시장>을 밤새워 읽으면서 무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끼며 전율했던 독자라면 바로 2004년 오늘의 문제들을 시원하게 풀어나가는 을 통해 가슴이 통쾌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것이다." (인터파크 책 소개글)

 

- "돈과 권력이 지배하는 더러운 세상! 
이 시대 마지막 무인이 대한민국을 바꾼다! 
  
세상을 더럽히는 자들이 있는 한 임한의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이를 악문 오카야마의 창백하다 싶을 정도로 흰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무라마사를 쥐고 있는 그의 양 손목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다께다를 향해 휘두른 한의 칼을 퉁겨내기 위해 그는 그 칼에 실린 힘과 직접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때 받은 충격이 아직 다 해소되지도 않은 것이다. 하지만 망설일 시간도, 생각할 시간도 없었다." (본문 중)

 

- 그저그런 판타지 무협소설일 것이라 생각하고 집어든 책. 그러나 내용은 현대물이었고 주제는 민족주의... 정도 되는 책이었다. 책의 중후반부 정도까지는 인물 위주로 그려지면서 매우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진행되었는데, 슬슬 책의 주제와 결말을 끌어내야 할 부분이 되니까 작가가 스스로의 사상을 강하게 주입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이야기의 흐름을 조금 억지스럽게 끌어간 듯 하다. 그냥 자연스럽게 배경처리로만 했어도 충분했을 것 같은데, 너무 억지스러울 정도로 민족주의를 내세우다 보니 읽는 독자들의 반감까지 사게 만드는 부분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 대명회... 대한호국회(大漢護國會)와 은자천, 천외천부라는 초인집단들이 등장하고 단군조선, 천부경까지 나오기 시작하니 황당무계가 그 끝이 어디일까 의심스러워졌지만 다행히 천부경을 또 한자 한자 읊어대는 어리석음까지는 연출하지 않아서 그나마 봐줄 만 했다. 이 시대 우파들의 공통 분모인가. 천부경은.

 

- 우리의 민족주의가 강대국의 배타적 민족주의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여전히 유효하다는 주장은 뭐 나도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니 들어줄 만 했다. 그러나 동북공정 때문이겠지만 지나치게 중국-한족을 적대시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고(그것이 사실이건 아니건) 그것 때문에 똑같이 배타적 민족주의를 내세우고 그것을 선이라 주장하는 점은 몹시 안타까웠다. 마치 이현세의 남벌이나 김진명의 소설들을 보는 듯 했다. 재미는 있지만 다 읽고 나면 찜찜한. 이건 뭐 딸딸이도 아니고... 작가가 스스로를 우파로 규정짓지 않고 조금만 더 깨어있는 사고를 했더라면 더 훌륭한 소설 내용 전개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

 

- 무상진결, 천단무상강기, 뭐 이런 비급이 나오고 붕붕 날아다니며 무협의 측면을 많이 보이긴 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흥미류의 무협이라 하긴 어려울 듯 하다. 작가의 사상이 강하게 주입된, 일종의 계몽도서류다.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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