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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오역과 궤변, 정지민은 사과해야 한다 - 오마이뉴스
오역과 궤변, 정지민은 사과해야 한다
<피디수첩> 무죄... 스스로 잘못 인정하는 게 진정한 용기
10.01.26 12:10 ㅣ최종 업데이트 10.01.26 12:10 진중권 (angelus)
▲ 광우병국민대책회의와 보건의료단체연합, 수의사연대, 전국교수노조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MBC PD수첩' 무죄 판결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가진 상식적인 판결이라며 검찰과 한나라당, 보수언론은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파괴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PD수첩
"MRI 사진과 관련해 의사의 발언을 vCJD로 옮긴 부분이 자꾸 걸립니다. 그 부분은 <PD수첩>에서 해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진보신당 당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이렇게 쓴 적이 있다. 이 표현은 영광스럽게도 피디수첩을 기소한 2008년 7월 29일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에 포함되었다. 피디수첩에 우호적인 진중권마저도 이렇게 얘기한다, 뭐 이런 맥락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태와 아무 관계없는 제3자의 관전평을 무슨 대단한 '증거'나 되는양 수사결과 발표에 집어넣은 것을 보고, 오죽 궁색하면 저럴까 측은한 마음까지 들었다. 애초에 검찰에서도 기소가 무리라고 판단했던 사안이었다. 그럼에도 검찰은 기어이 한 검사의 옷을 벗겨가면서까지 기소를 성사시켰다. 이것은 사법 행위가 아니라 정치 행위다.
결정적 오역
검찰이 가진 증거(?)라고는 딱 하나, 정지민이라는 번역자의 증언이었다. 그는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여러 가지 믿을 수 없는 얘기를 했지만, 그 중 핵심은 아레사 빈슨의 가족이 의사로부터 MRI 결과를 CJD로 통보받았는데, (피디수첩 제작진이) 그것을 슬쩍 vCJD로 바꿔서 내보냈다는 것이었다. 번역자 정지민은 이 부분에 대해 대단히 자신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는 얼마 전에 낸 책에 이렇게 썼다고 한다.
"내게는 방영되지 않은, 그러니까 빈슨 모친이 딸의 장례식 직후, PD수첩과의 인터뷰가 아닌 현지 코디와의 인터뷰에서 MRI 결과를 CJD로 통보받았다고 말하는 내용의 번역 파일이 있다 (202쪽) 나는 여기에, 내가 갖고 있던 일부 번역 자료 중 빈슨 모친이 딸의 장례식 날 현지 코디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MRI로 CJD 진단을 받았다'는 내용도 첨부했다. 기자는 왜 내가 이런 결정적인 자료를 진작 주지 않았는지 궁금해 했는데, 내가 '사실관계를 너무 일찍 밝혔을 경우에 대한 우려'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이 해명 방송 당일만을 목 놓아 기다렸음을 설명하기 위해서 그냥 '일단 검찰 조사에만 냈고…'어쩌고 하면서 얼버무렸다. 그리고 문자 메시지로 덧붙였다. '결정적인 자료일 수도 있죠.'" (210쪽)
문법적으로 비문(非文)에 가까워 알아듣기는 힘들지만, 대강 (1) 빈슨의 모친이 MRI 결과를 CJD로 통보받았다는 내용의 번역 파일이 있고, (2) 이는 검찰에만 제출하고 기자들에게 제공하지는 않았는데, (3) 그것은 이 사실이 새나갈 경우 행여 피디수첩 측에서 대응논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우려해서였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지민이 조중동의 기자들에게까지 비밀로 감추어 두었던 그 결정적 번역 파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07:03) (여) 아레사는 MRI를 통해 CJD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쿱스펠트-야커병이라고 한다. 정말 잘 모르지만, 그에 대해 알아보려고 노력했다. 그 병이 내 딸을 내게서 뺏아간 것이라면 이것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알려지길 바랄 뿐이다. 상실감을 정말 크게 느낀다."
그런데 이 부분의 원문은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Well… Aretha had been diagnosed possibly through her MRI as having a variant of CJD, which is Creutzfeldt Jacob disease."
자기가 'a variant of CJD'를 그냥 CJD로 오역을 해놓고, 그것을 근거로 피디수첩에게 엉뚱한 죄목을 뒤집어씌웠다는 얘기다. 더 재미있는 것은, 딴에는 그 오역을 "결정적인 자료"로 생각하여 조중동 기자들에게까지 고이 비밀로 간직했다는 것. 그 모험이 얼마나 신났는지 책에다 자랑까지 해 놨다. 그런데 그 비장의 무기가 오역이었다. 얼마나 허무한가? 그래도 이 허무함 속에 한 가지 위안이 있다면, 그 '닭짓' 덕분에 검찰과 조중동이 단체로 관광버스를 타게 됐다는 것이리라.
억지와 궤변
자신의 오역이 드러나자 정지민은 다시 'a variant of CJD = CJD'라는 해괴한 주장을 들고 나섰다. 의학에서 'variant'라는 말은 그 병의 통상적 경우와 임상적 증세가 많이 다를 경우에 붙는 수식어이나, 일상에서는 간혹 'a type of' 혹은 'a kind of' 정도의 의미로도 사용된다는 데에 기댄 회피 기동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언어학적 편법도 그녀를 곤궁에서 구원해줄 것 같지는 않다. 이 문제에 대해 일단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보자. 우석균 보건의료 정책국장의 말이다.
"백만명 중에 한두명 걸리는 s, f, i 등 세 종류의 CJD가 발견되고 난 뒤, 오염된 쇠고기를 먹은 인간에게서 발견된 CJD를 새로운 변종이라 하여 'new variant of CJD'라고 불렀고, 이후 'new'의 'n'이 떨어져 그냥 vCJD가 됐다."
서울대 우희종 교수의 말이다.
"학술논문에도 'a variant of CJD'와 'vCJD'를 병기해서 쓰며, a variant of CJD와 variant CJD를 같은 의미로 동시에 쓴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는 한 의대교수의 말이다.
"통상 variant라는 표현은 인간광우병을 뜻하지만, 정확한 의미는 문맥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실제로 미국 농무부의 연방관보와 미국 질병관리센터의 문건에도 'a variant of CJD'는 곧 vCJD를 가리킨다고 나와 있다. 당시의 미국 신문도 그렇게 보도했다. (반면, CJD의 다른 유형들이 'a variant of'라는 표현과 더불어 있는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즉, "통상 variant라는 표현은 인간광우병을 가리킨다." 흥미로운 것은 조중동의 태도다. 그들은 그저 정지민의 궤변을 인용해 '카더라' 통신질을 할 뿐, 자기들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자기들도 정지민의 말이 억지임을 안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다면 복화술이 아니라 직접화법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백번을 양보하여 "정확한 의미는 문맥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문맥은 어떨까? 정지민이 아무리 우겨도, 한 가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는 자신의 딸이 광우병에 걸렸을 것이라 생각했으며, 피디수첩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렇게 발언했다는 사실이다. 먼저 'a variant of CJD'가 언급된 장례식장 2권짜리 테이프에는 "인간에게 걸리는 광우병"이라는 부연설명이 나온다. 정지민이 보지 못한 다른 테이프들에는 이런 발언들이 나온다.
"우리 딸이 vCJD에 걸렸다면, 매우 매우 희귀한 사례라고요. 지금까지 그런 경우는 3명뿐이고, 우리 딸이 그 셋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을 거라고요."
"아레사에게는 신경의가 있었어요. 그 신경의는 우리에게 MRI 결과를 통보해준 그 사람이지요. 그런데 그 사람이 우리에게 말하기를 MRI를 통해 우리 딸이 vCJD가 의심된다고 했어요."
상식적으로 아레사의 어머니가 제 딸이 vCJD에 걸린 게 아니라고 믿었다면, PD수첩에서 뭐 하러 미국까지 그녀를 만나러 가겠는가? 게다가 아레사의 어머니는 이 사건이 벌어진 후 피디수첩 측에 자신이 말한 'a variant of'가 vCJD를 가리킨다고 재차 확인해 준 바 있다.
우리 딸은 변종 CJD(vCJD)에 걸렸다고 의심되었었습니다. MRI 결과가 그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CJD에 포함됩니다. 그것은 변종(v)이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CJD에는 다른 종류들이 있지만 항상 변종 CJD로 의심되었었어요. 그 진단은 MRI를 통해 내려졌어요. 진단을 내리는데 유용하다고 인정받은 실험방식입니다.
더 말이 필요한가? 발언한 당사자가 자기가 그 말로써 vCJD를 의미했다고 하는데, 번역자가 아니라고 우기는 것은 참으로 해괴한 일이다. (정지민의 주장은 기껏해야 왜 자신이 'a variant of CJD'를 CJD로 오역했는지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있을 뿐이다. 즉, "이러저러해서 제가 그만 착각을 했네요. 죄송합니다. 이해해주세요"라고 말할 때, 늘어놓을 얘기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아마도 아레사 빈슨의 가족이 병원 측을 상대로 낸 소장일 것이다. 피디수첩을 기소한 검찰을 관광 보낸 그 문건이다. 거기에는 아레사 빈슨이 병원에서 받은 진단명이 'variant Creutzfeldt-Jakob disease'라 명시되어 있다. 정지민의 입 하나만 바라보는 검찰이 제 힘으로 입수한 유일한 자료가 그 소장인데, 이 야심차게 입수한 그 자료가 결국 검찰의 관광 티켓이 되고 말았다. 더 황당한 것은 보수언론이다. 검찰이 이 소장을 입수했을 때, 보수언론에서는 그 소장에 아레사 빈슨이 MRI 진단 결과 CJD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분들은 도대체 뭘 보고 기사를 쓴 걸까? '오페라의 유령'이 아니라 '고소장의 유령'을 본 모양이다.
검찰에서는 그 소장이 "유족 측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제 와서 그렇게 말할 것이라면, 뭐 하러 외교라인까지 동원해 그 문건을 입수했는가? 미국에서 벌어진 민사소송에서 그것은 유족 측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검찰이 지금 하는 게 어디 그 재판이던가? 문제가 되는 피디수첩 재판과 유일하게 관계된(relevant) 사안은 '아레사 빈슨의 가족이 무엇을 주장하느냐'다. 이 주장을 피디수첩이 왜곡했다는 게 검찰의 기소 내용 아니던가? 아무리 마구잡이로 하는 기소라 하더라도 최소한 맹구 수준은 넘어야 하지 않겠는가?
순도 100% 청정 허위
정지민이 끝까지 a variant of CJD를 CJD로 옮기는 게 옳다고 우기는 근거는, 테이프에 아레사 빈슨이 광우병이 아닌 다른 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언급되어 있는데도 그 가능성들을 고의적으로 배제했다는 것이었다. 가령 2008년 7월 15일 문화일보에는 "번역자 정지민씨 또 새 사실 폭로"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랐다.
MBC 'PD 수첩'의 광우병 보도 번역·감수자인 정지민(여·26)씨는 15일 "고 아레사 빈슨이 입원했던 메리뷰 병원은 빈슨에게 비타민을 계속 처방했다"면서 "이는 위장접합술(gastric bypass) 후유증을 의심한 처방인데, PD수첩이 사인을 인간광우병(vCJD)으로 몰아가려고 이 내용을 고의적으로 빼고 편집, 방송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그가 a variant of CJD가 그냥 CJD를 의미한다고 우기는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런데 아주 허무하게도 이 주장은 법정에서 순도 100%의 청정 허위로 입증됐다. 판결문을 보자.
(3) 정지민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 또는 인터넷 카페 게시글에서, 자신이 번역한 로빈 빈슨의 인터뷰 테이프에는 아레사 빈슨이 위 절제 수술 후유증으로 사망했을 수 있거나 비타민 처방을 받았다는 사실이 언급되어 있는데도 피고인들이 이를 고의적으로 빼고 방송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였다.(증제266호증의2, 제267, 268, 269호증) 그러나 정지민이 번역한 로빈 빈슨의 인터뷰 테이프는 물론 번역하지 아니한 인터뷰 테이프 어디에도 아레사 빈슨이 위 절제 수술 후유증으로 사망했을 수 있다거나 비타민 처방을 받았다는 부분이 언급되어 있는 것을 찾아 볼 수 없다.
이것만은 정지민 자신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정지민은 자기가 번역한 테이프에도 없고, 번역하지 않은 다른 테이프들에도 없는 얘기를 도대체 어디서 주워들은 것일까? 이와 관련하여 2008년 <문화일보>의 기사에는 흥미로운 구절이 등장한다.
정씨는 "전문가 조언과 메리뉴 병원 수술 집도의의 논문 등을 찾아본 결과, 위장접합술 시술 뒤에 비타민 B1의 흡수가 극단적으로 낮아져 뇌가 손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그 후유증으로 '베르니케 뇌병변'이 발생, 사망할 수 있다고 논문에 적시돼 있다. 만약 사인이 베르니케 뇌병증이라면, PD수첩은 쇠고기는커녕 CJD 계열 근처에도 가지 않았을 병을 vCJD로 몰아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전문가의 조언"이라는 말이 나온다. 아레사 빈슨이 수술후 비타민 처방을 받았다거나 베르니케 뇌병변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사후적으로 조작한 기억이었던 셈이다. 이로써 정지민이 피디수첩의 목에 건 또 하나의 죄목도 결국 자기가 자기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는 허무 개그로 끝나고 만다. 그건 그렇고, 그 '전문가'란 분은 도대체 누구일까? 검찰, 보수언론과 더불어 이 '전문가'라는 분이 이번 해프닝에서 담당한 역할이 적지 않은 것 같은데, 어떤 분인지 매우 궁금하다.
허위증언 진술번복
▲ 검찰이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보도와 관련해 2009년 4월 MBC본사 압수수색을 시도한 가운데, MBC 노조원들이 출입구를 봉쇄한 채 검찰 수사관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 남소연 PD수첩
정지민은 자신이 감수할 때만 해도 번역이 똑바로 되어 있는 것을 감수 후에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바꿨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그러나 김보슬 피디에 따르면, "정씨와 검찰이 미처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다. 감수 전 자막의뢰서와 감수 후 자막의뢰서가 문서로 남아있다는 사실이었다. 문서에는 각각 최종 입력시각이 저장돼 있었다." 결국 정지민이 최종 감수한 내용이 최종입력시간과 더불어 문서로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는 얘기다.
또한 이 법정에서는, 변호인으로부터 영어 감수전 자막의뢰서 등을 제시받고 오역 논란이 일었던 부분들 모두 영어 감수전 자막의뢰서와 동일한 내용으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한 후에는 (...) 진술을 번복하였다.
한 마디로 피디수첩에서 감수 후 번역을 변경하거나 수정한 흔적이 없고 문제가 됐던 오역들은 정지민이 감수를 거친 그대로였다는 얘기다. 이렇게 자신의 주장이 '문서'를 통해 확실히 반박이 되자, 그는 '감수과정에서 내가 구두로 지적했는데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식으로 말을 바꾸었다. 자기가 감수한 내용이 최종적으로 반영되었는지 확인은 했느냐는 질문에는 아주 창의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1) "근시라서 볼 수 없었다."
(2) "보조 작가가 일부러 보여주지 않았다."
(3) "그때 기분이 안 좋은 상태라 일부러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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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완전히 개그라 할 수 있다. (1) 근시라서 볼 수 없었다니, 앞으로 감수자는 필수적으로 신검을 받아야겠다. (2)는 전기기술자 불러다 놓고 집안에 뭐가 고장 났는지 끝까지 안 알려주는 사람도 있다는 얘기다, (3) 기분이 안 좋은 상태라 일부러 보지 않았다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그것도 "일부러" 유기를 했으니, 그 책임이 작지 않다. 감수자는 자기가 감수한 내용을 최종 확인할 의무가 있다. 방송에 오역이 그대로 나갔다면, 그 책임은 최종 감수자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황당한 것은 정지민이 자기가 감수를 한 방식에 대해서조차 진술이 오락가락한다는 점이다.
방송 내용과 워드로 저장되어 있는 가 스크립트를 비교하여 번역이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이를 구두 상으로 알려주고.... (검찰수사기록 제1114-1115면, 2008. 7. 5. 제2회 정00 진술조서)
이00은 영상을 돌리면서 영어의 원문을 들려주고 저는 출력한 스크립트에 나와 있는 번역문을 보면서 제대로 번역이 되어 있는지 감수를 해주면서.....(검찰수사기록 제3709면, 2009. 2. 12. 제3회 정00 진술조서)
그는 모니터 상의 가(假)스크립트를 보고 감수를 했을까? 아니면 출력한 스크립트를 보면서 감수를 했을까? 어떻게 보면 사소한 것인데, 왜 판결문에서는 특별히 이 부분까지 언급했을까? 정지민은 법정에서 문제가 된 오역들이 자기의 감수를 거친 그대로였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얼떨결에 "지독한 근시라서 모니터를 볼 수 없었다"고 둘러댄 바 있다. 그래서 출력한 것을 보고 감수를 했다고 나중에 말을 바꾼 것이라는 뜻일 게다.
단정적 표현을 사용한 것은?
검찰에서 의도적 오역이라 주장하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① "If she contracted it, how did she?"에서 if절을 빼고 번역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작가는 'contracted'라는 말이 두 번 반복돼서 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것은 자막 처리할 때 흔히 있는 일이다. 자막에 모든 말을 다 번역해 집어넣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런 데서도 '의도'를 의심한다. 이 엄격한 기준을 공평하게 적용하는 것은 어떨까? 가령...
검찰에서 문제 삼은 또 한 가지는 ② "Doctors suspect..."에서 suspect를 빼고 단정적 표현으로 번역했다는 것이다. 이게 의도적 오역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대목은 정지민씨가 직접 번역한 부분이었다. 얼마나 허무한가. 그렇게 오역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면, 검찰은 마땅히 정지민씨의 '의도'부터 따져 물어야 하지 않을까? 검찰에서 문제 삼는 또 다른 표현은 ③ "could possibly have..."다. 그런데 이를 '걸렸다'로 번역한 부분 역시 정지민씨가 감수를 맡은 부분이란다. 그렇다면 검찰은 정지민이 감수 과정에서 이 부분을 걸러내지 않은 의도가 무엇인지도 따져 물어야 하지 않을까?
번역 대본 중에는 정말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있다. 가령 장례식 장에서 피디수첩이 아레사 빈슨의 친구에게 했던 질문이다.
Q: "아레사가 언제부터... "
A: "언제 광우병이라고 생각이 들었냐고요? 지금은 모르지만 광우병이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일종의 형태가 원인이었다는 추측이 있다."
여기서 피디수첩은 명백히 빈슨의 병명을 광우병으로 단정하고, 빈슨의 친구를 상대로 유도심문을 하고 있다. 그런데 번역의 원문을 보자.
Q: "What do you think made miss Aretha Vinson sick?"
A: "It's speculated Aretha had the mad cow in a human form. However I am not sure at this time, but that's what's been speculated to be. Some form, any form."
(Q: 아레사 빈슨이 무슨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세요?
A: 아레사는 인간형태의 광우병에 걸렸다고 추정됩니다. 현재로서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것이 지금 추정되는 그의 병명입니다. 어떤 형태든.")
원문을 보면 위의 번역이 완전히 창작임을 알 수 있다. 이 엉터리 번역을 누가 했는가? 재미있게도 정지민이 했다. 아예 아레사가 광우병에 걸렸다고 단정을 하고 친구에게 유도심문을 하는 것은 정지민이다. 만약에 피디수첩이 이런 수준의 오역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난리가 났을 것이다. 의도가 불순한(?) 세 가지 오역에 정지민이 번역자로서, 혹은 감수자로서 연루되어 있다. 그야말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에이스로 검찰의 집중 마크를 받아 마땅하다.
검찰, 언론, '전문가'
"vCJD이니 CJD이니 이것도..사실 전 피디수첩팀의 해명은 정당하다고 봐요. 죽은 여자분 어머니가 계속 혼동해서 말하면서도, 결국은 인간광우병으로 의심하고 있었고요."
놀랍지만, 이것이 정지민이 이 사태와 관련 2008년 6월 25일 <PD수첩> 게시판에 올렸던 글이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그냥 '번역자한테 책임을 돌리는 듯한 피디수첩의 해명이 기분 나쁘다'는 얘기였다. 그것은 이해할 만하다. 나라도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정지민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문제는 조중동. 이들이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다. 보수언론과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정지민의 논리는 마구 자가발전을 하기 시작한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는 검찰과도 입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다가 보니 그렇게 보수언론과 코드를 맞추어 가다 보니 결국 최초의 입장과 180도 달라진 얘기를 하게 된 것이다.
검찰이나 보수언론은 어차피 정지민의 입만 바라보는 상황이었다. 그 속에서 정지민은 의기양양해진다. 이번에 낸 책에서는 자기가 기자들 첨삭지도까지 해줬다고 온갖 자화자찬을 늘어놓은 모양이다. 그는 자신이 검찰과 언론을 마리오네트처럼 갖고 놀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진실은 그 반대일 것이다. 검찰과 조중동은 정지민을 이용하는 데에 이해관계가 있었다. 검찰에서 그의 증언을 무게 있게 들어주고, 보수언론에서 그의 발언을 비중 있게 다루어준 것은 그 때문이다. 달콤함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결국 그는 진실의 법정에서 홀라당 허위의 옷이 벗겨지는 망신을 당했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키운 데에는 검찰과 언론 외에 또 한 사람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정지민은 지금은 거의 광우병 전문가처럼 행세하지만, 번역을 할 당시만 해도 사정은 달랐다. 가령 정지민의 번역파일에는 '크로이츠펠트 야콥 병'이 '쿱스펠트 야커 병'이라 표기되어 있다. 이게 단순한 오타란다. 하지만 '크로이츠펠트 야콥'을 '쿱스펠트 야커'로 잘못 치려면, 그 짧은 순간에 많은 수의 실수를 동시에 해야 한다. 가령 'ㅋ'을 친 다음에,
1. 모음 'ㅡ' 대신에 모음 'ㅜ'를 쳐야 한다.
2. 이어서 뜬금없이 손가락이 상단 맨 왼쪽 끝의 'ㅂ' 키로 가야 한다.
3. 자음 'ㄹ'을 빠뜨려야 한다.
4. 모음 'ㅗ'도 빠뜨려야 한다.
5. 자음 'ㅇ'을 빠뜨려야 한다.
6. 모음 'ㅣ'를 빠뜨려야 한다.
7. 키보드 맨 아래 칸의 'ㅊ' 대신에 맨 위 칸의 'ㅅ'을 쳐야 한다.
(하지만 불현듯 정신이 돌아와 '펠트'와 '야'는 정확히 쳐야 한다.
그러다가 다시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8. 모음 'ㅗ'를 모음 'ㅓ'로 쳐야 한다.
9. 자음 'ㅂ'을 빼먹어야 한다.
이런 오타를 칠 확률은, 원숭이가 타자 친 원고가 우연히 셰익스피어의 희곡과 일치할 확률에 육박한다. '쿱스펠트 야커'는 오타가 아니라, 'Creutzfeldt Jacob'의 미국식 발음을 귀에 들리는 대로 받아 적은 것에 가깝다. 이랬던 정지민이 갑자기 광우병 전문가나 되는 양 전문용어로 줄줄 늘어놓게 된 데에는 그가 밝힌 대로 "전문가의 조언"이 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민망한 것은 정지민이 여기저기서 상을 받고 다닌다는 것이다. '대한언론인회'라는 단체에서는 정지민에게 '2009 대한언론상 특별상'이라는 것을 수여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라는 곳에서는 그에게 '바른 사회를 지키는 아름다운 사람 상'을 주었다. 그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26살 꽃다운 나이의 여학생이 툭하면 여기저기에 행패 부리고 다니는 애국 깡패 할아버지들 상대로 강연을 다니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은 검찰대로, 언론은 언론대로, 전문가는 전문가대로, 우익단체는 우익단체대로, 정지민을 통해 자신들의 욕망을 실컷 충족시킬 뿐. 단물 다 빨린 채 법정에서 발가벗겨진 한 젊은이의 미래는 어쩌란 말인가?
앞으로 역사학을 공부하겠다고 하니, 마지막으로 같은 인문학도로서 한 마디 하겠다. 정말 장래가 걱정돼서 하는 말이다. 성경 출애급기에 이르기를 "네 이웃을 향해 거짓 증언 하지 말라."고 했다. 정지민씨, 이쯤에서 사과해라. 무엇보다도 자신의 장래를 위해서 거짓말의 행진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앞으로 역사학도 그런 식으로 하겠다는 것인가?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리고 진실을 말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정지민씨는 지금 그 용기를 내야 한다.
>> 원문: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310067
출처 : PD수첩 피해자? 정지민씨, 당신은 가해자다 - 오마이뉴스
PD수첩 피해자? 정지민씨, 당신은 가해자다
확인된 세 가지 사실로 그의 주장을 검증해보니
10.01.29 12:12 ㅣ최종 업데이트 10.01.29 12:12 진중권 (angelus)
"나는 PD수첩의 내부 고발자가 아닌 피해자이다. 그들은 내가 제대로 감수까지 해 준 번역 내용을 자막을 이용해 변질시켰을 뿐 아니라 번역한 내용을 통해 내가 알고 있는 사실들을 아예 무시하거나 왜곡했기 때문..."
얼마 전 낸 책에 정지민씨가 이렇게 쓴 모양이다. 이 말이 옳은지 차근차근 따져 보자.
확인된 세 가지 사실
확인된 '사실'은 이것이다. 즉 "정씨가 <PD수첩> 광우병 편에 오역 논란을 제기한 부분은 대부분 정씨가 번역을 했거나 감수를 맡았던 부분"이라는 것. 예를 들어, (1) 'suspect'를 '의심된다'가 아닌 '걸렸다'고 번역한 것은 정씨가 직접 초벌 번역한 부분이다. (2) '우리 딸이 걸렸던'으로 번역된 'could possibly have'도 최모씨가 번역한 것을 정씨가 감수한 것이나, 이 과정에서 오류는 수정되지 않았다. (3) '딸이 인간광우병에 감염됐다면 어떻게 감염됐을까 생각했어요'(if she contacted, how did she)라는 초벌 번역은, '아레사가 어떻게 인간광우병에 걸렸는지 모르겠어요'로 수정됐으나 이 역시 감수 후에도 오류가 수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두 쪽으로 갈린다. PD수첩 측은 "정씨가 감수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지민씨는 그것을 부인하며 두 가지 가능성을 제기한다. 즉 "<PD수첩> 제작진이 감수 이후 내용을 왜곡했거나, 당시 보조 작가인 이연희씨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로써 이 사태를 설명하는 경우의 수는 세 가지가 된다.
(1) 정지민씨가 감수 과정에서 오역을 걸러내지 않았을 가능성
(2) 보조 작가 이연희씨가 정지민씨의 지적을 무시했을 가능성
(3) PD수첩 제작진이 감수 이후 내용을 왜곡했을 가능성
이 중에서 일단 마지막 가능성, 즉 PD수첩 제작진이 감수 이후에 내용을 왜곡했을 가능성은 배제하기로 하자. 왜냐하면 문제가 되는 대목에서 감수 전 자막의뢰서, 감수 후 자막의뢰서, 방송으로 나간 자막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즉 감수 결과를 PD수첩 제작진이 사후에 왜곡하거나 변경한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자막은 정지민의 감수를 거친 상태 그대로 방송에 나갔다. 그것은 이제 양 측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두 개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
(1) 정지민씨가 감수 과정에서 오역을 걸러내지 않았을 가능성
(2) 보조 작가 이연희씨가 정지민씨의 지적을 무시했을 가능성
누구 말이 옳을까? 정지민씨의 주장은, "몇몇 의도적인 오역 부분은 내가 지적했는데도 이연희 작가가 그것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이연희 작가의 말에 따르면,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감수자가 지적을 했다면 고치지 않았을 리가 없다. 지금 정씨가 지적하는 '오역' 부분은 스스로 감수를 하면서 전혀 지적하지 않은 부분"이라는 것이다. 두 사람의 증언은 워낙 엇갈리는 바람에, 공판을 지켜본 기자에 따르면,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확실한 것은, 문제가 되는 대목에서 감수 전 자막의뢰서와 감수 후 자막의뢰서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적어도 기록상으로는 문제가 되는 오역들이 감수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우리는 양자 모두 인정하는 또 하나의 '사실'을 얻게 된다. 즉 정지민씨는 감수과정에서 자신이 지적했다고 주장하는 그 오역들이 고쳐졌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로써 이제까지 우리가 확보한 사실은 다음 세 가지다.
(1) 의도적 오역으로 지적받았던 부분들은 대부분 정지민씨가 직접 번역 혹은 감수한 부분들이다.
(2) 정지민씨의 주장과 달리 PD수첩 제작진은 감수 후에 내용을 왜곡한 적이 없다.
(3) 정지민씨는 자신의 감수가 스크립트에 제대로 반영됐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감수의 내용이 스크립트에 최종 반영되지 않았다면, 그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돌아갈까?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번역가 최모씨는 이렇게 말한다. "감수를 할 때는 대체로 혼자 진행하지만, 보조 작가와 함께 일을 할 때는 내가 지적하는 대로 고쳤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만약 지적대로 고쳤는지 확인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자막 감수를 했다고 말할 수 없는 것 아니냐." 즉, 다른 번역자들은 보조 작가와 함께 일할 때 자기가 지적하는 대로 고쳐졌는지 반드시 확인하는데, 정지민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다른 작가들이 장당 만 원 받을 때, 정지민씨는 만 오천 원을 받았다고 한다).
한때 검찰과 언론을 춤추게 했던 '개그 콘서트'
감수과정에서 오역을 지적했다는 정지민씨는 왜 그것이 고쳐졌는지 최종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을까? 정상적인 번역자라면 누구나 다 하는 과정을 왜 그는 생략했을까? 거기에는 눈물 없이는 들어줄 수 없는 기구한 사연이 있었다고 한다. 정지민씨는 그것을 세 가지로 요약한다.
(1) "4시간 동안 감수를 했지만 이연희 작가가 노트북 모니터를 몸으로 가리거나 보여주려 하지 않아 실제로 내가 지적한 내용이 고쳐졌는지 알 수 없었다."
(2) "나는 지독한 근시라 노트북 모니터를 들여다볼 수 없었고 눈이 아프기 때문에 그럴 생각도 없었다."
(3) "당시 이 작가에게 짜증이 난 상태라 멀리 떨어져 앉았다."
이연희 작가는 이마저도 부인한다. "당시 '감수'를 진행했던 편집실은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야 할 정도로 공간이 좁았고 노트북은 두 사람 가운데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두 사람의 말이 서로 엇갈린다. 그렇다면 그 중에서 누구 말이 더 설득력이 있을까?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가 개그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게다.
아무튼 정지민씨가 대는 세 가지 이유는 서로 충돌한다. 특히 (1)과 (2) 혹은 (3)은 서로 양립 불가능해 보인다. 왜냐하면 (1)은 보조 작가가 일부러 안 보여줘서 '못 봤다'는 얘기고, (2)와 (3)은 "지독한 근시"라는 신체적 결함, 혹은 "작가에게 짜증"이라는 심리적 상태 때문에 자기 스스로 '안 봤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즉 지독한 근시라 노트북 모니터를 들여다보지도 못하는 사람이, 그것도 짜증이 나서 멀리 떨어져 앉아 있었다면, 보조 작가가 굳이 노트북 모니터를 몸으로 가릴 필요도 없지 않은가?
아무튼 정지민씨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이 오역을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조 작가가 온몸으로 모니터를 가려가면서 반영을 거부했다고 한다. 근데 이게 상식적으로 이해 되는 상황인가? 보조 작가는 그 자리에 감수를 받으러 나왔다. 그런 사람이 감수자가 오역을 지적하는데도 애써 그것을 거절할 이유가 뭔가? 감수한 것이 반영이 안 되어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은 곧바로 보조 작가에게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뭐하러 그런 짓을 하는가? 게다가 보조 작가가 어떻게 독단적으로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정지민씨는 제작진이 보조 작가로 하여금 자신의 감수를 무시하도록 미리 사주했다고 대답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어디 상식적으로 가능한 상황인가? 그렇게 할 것이라면, 제작진에서는 뭐 하러 번역자에게 인건비까지 줘가면서 굳이 감수를 받으려 하는가? 도대체 말이 안 된다. 정지민씨의 주장이 옳다고 인정하려면, 이렇게 초현실주의적으로 황당한 '시츄에이션'을 전제해야 한다. 지금 무슨 부조리극 하자는 건가? 허무하지만 이게 한때 검찰과 언론을 춤추게 했던 그 사람의 수준이다.
법원에서는 정지민씨의 진술을 도대체 신뢰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똑같은 이유에서 나 역시 이연희 작가와 정지민씨 중에서 거짓말하는 것은 정지민씨라고 믿는다. 정지민씨가 옳다고 가정하려면, 너무나 많은 부조리한 전제들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정지민씨, 당신이 피해자라고?
마지막으로 여기서 다시 정지민씨가 자신의 책에서 했다는 그 주장으로 돌아가 보자.
"나는 PD수첩의 내부 고발자가 아닌 피해자이다. 그들은 내가 제대로 감수까지 해 준 번역 내용을 자막을 이용해 변질시켰을 뿐 아니라..."
이제까지 확인된 세 가지 사실만 가지고도 이 주장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있다. 즉 정지민씨는 "제대로 감수"를 해준 적이 없으며, PD수첩은 "번역내용을 자막을 이용해 변질"시킨 적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지민씨는 "피해자"가 아니다. 그는 부실한 번역과 감수로 피디수첩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덕분에 PD수첩은 정지민씨를 대신해 사과해야 했다. 그것만으로도 정지민씨는 충분히 회개하고 반성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는 이것으로도 모자랐던지 자신의 부실 번역과 감수 책임까지 몽땅 PD수첩에 떠넘긴 채 가공할 거짓증언으로 애먼 사람들이 체포당하고, 심문당하고, 기소당하게 만들었다. 그는 피해자가 아니다. 남들에게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피해를 입힌 가해자다. 그런데 이 공격성, 이 잔인함, 그리고 그 집요함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해할 수가 없다.
>> 원문: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99211
출처: 정지민은 황우석의 길을 걸을 것인가? - 프레시안
정지민은 황우석의 길을 걸을 것인가?
[진중권 칼럼] 정지민은 사실을 존중하라
기사입력 2010-01-27 오후 6:58:49
반성을 촉구했는데, 전혀 반성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그가 <PD수첩> 재판의 판사를 향해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고 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것은 법정에서 할 일이다. 대충 읽어 보니 이미 법정에서 늘어놓았던 이야기를 도깨비 팬티처럼 줄줄이 늘려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
판결문은 정지민의 그런 일방적 주장을 듣고, 객관적 증거에 따라 그 진위를 판단한 결과다. 줄줄이 번호 먹여가며 늘려놓은 질의에 대한 답변은 이미 판결문 안에 다 들어 있으니, 쓸 데 없이 언론플레이 그만 하고 판결문이나 읽으면서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는 것이 좋겠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정지민의 주장이 객관적 증거에 의해 어떻게 반박되었는지 정리해 보자.
정지민이 존중해야 할 사실들
1. 정지민은 아레사 빈슨이 MRI 결과 크로이츠펠트-야코브병(CJD) 진단을 받았으나, <PD수첩>이 그가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코브병(vCJD·인간광우병) 진단을 받은 것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번역한 테이프에도 광우병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인터뷰가 나오고, 그가 보지 못한 다른 테이프에서도 빈슨의 어머니는 수차례에 걸쳐 자신의 딸이 MRI 결과 vCJD 진단을 받았다고 말한다. 빈슨의 가족이 병원을 상대로 낸 소장에도 분명히 아레사가 병원에서 vCJD 진단을 받고 퇴원했다고 적혀 있다.
그것도 모자라 아레사의 어머니는 <PD수첩>과의 사후 인터뷰를 통해서 아레사의 진단명이 vCJD라고 재차 확인해 주었다. 나아가 아주 허무하게도 아레사 빈슨이 CJD 진단을 받았다는 주장은 정지민 자신의 오역의 소치로 드러났다. 원문은 'a variant of CJD'로 되어 있었다.
2. 그러자 정지민은 'a variant of CJD'는 s, f, i, v 등 CJD의 여러 유형을 가리키는 표현에 불과한데, 그것을 vCJD로 옮긴 것은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발언 당사자로부터 곧바로 반박을 받았다. 빈슨의 어머니는 자신이 말한 'a variant of CJD'라는 표현은 s도 아니고, f도 아니고, i도 아니고 vCJD를 가리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나아가 자신이 가끔 vCJD를 가끔 그냥 CJD로 칭했다면, 그것은 (폐암을 그냥 암이라 부르듯이) 일반적인 표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번역자의 임무는 발언자의 의도를 정확히 옮기는 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a variant of CJD'를 vCJD로 옮긴 <PD수첩>의 번역은 옳았고, 그것이 vCJD를 배제한 다른 CJD라고 옮긴 정지민의 번역은 틀렸다. 즉 자기가 오역을 해놓고, 남이 왜곡했다고 우긴 셈이다.
3. 정지민은 아레사가 CJD 진단을 받았다는 정황 근거로 그가 병원으로부터 비타민 처방을 받았음을 들었다. 아울러 <PD수첩>이 취재를 통해 이를 확인하고도 방송에서는 이 내용을 고의로 누락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순도 100%의 청정 거짓말로 입증됐다. 판결에 따르면, 정지민이 직접 번역한 테이프는 물론이고, 그가 번역하지 않은 다른 세 개의 테이프에도 이런 내용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후적으로 조작된 기억이었던 셈이다. 그 얘기는 어디서 주워들은 것일까?
<문화일보>의 기사를 참조하건대, 그것은 "전문가의 조언"으로 만들어진 기억으로 보인다. 그의 기억 속에서 허구가 사실이 되어 버린 셈이다. 이는 정신적으로 매우 위험한 상태다. 아무튼 발언 당사자의 의도를 무시해가면서까지 진단명을 CJD로 봐야 한다고 우기는 그 집요한 억지의 근거는 허위로 드러났다.
4. 정지민은 자신은 감수를 올바로 했으나 <PD수첩> 측에서 방송에 자막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그것을 부당하게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역시 허위로 드러났다. 감수 전 자막 의뢰서, 감수 후 자막 의뢰서, 방송에 나간 자막을 비교해 볼 때, 문제가 됐던 부분에서 이 세 개의 텍스트 사이에는 전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쉽게 말하면 정지민의 주장과 달리 <PD수첩>은 감수를 거친 자막 의뢰서를 일체의 수정 없이 그대로 자막에 반영한 것이다.
이로써 정지민의 주장은 최종 입력 시간이 기록된 문서를 통해 명백히 허위로 드러났다. 그러자 그는 자신은 수정을 요구했는데, <PD수첩> 측에서 반영을 안 한 것이라고 우기고 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는다. 객관적 물증은 방송 자막이 정지민의 감수를 마친 그 상태로 나갔음을 보여준다.
정지민이 알아야 할 것은, 자기를 편들어주는 그 어떤 언론도 이번 판결의 내용을 객관적 사실을 들어 반박하고 있지는 못하다는 점이다. 그 어떤 언론도 '아레사의 어머니가 자기 딸이 vCJD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그 어떤 언론도 '<PD수첩>이 감수 전 후에 번역 원고를 수정한 흔적이 없다'는 판결에 대해서는 시비를 걸지 못한다. 그들은 기껏해야 '당시 미국 언론에서는 광우병보다는 다른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보도도 있었다'고 말하거나, '민사 재판의 결과와 형사 재판의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상식에 화들짝 놀란 척 하고 있을 뿐이다.
▲ <PD수첩> '무죄' 판결이 있은 다음날인 지난 21일 <동아일보> 4면 기사. 이 신문은 정지민 씨의 주장을 받아 판결을 비판했다. ⓒ동아일보
허위의 밀랍과 진리의 태양
"vCJD니 CJD니 이것도 (…) 사실 전 <PD수첩> 팀의 해명은 정당하다고 봐요. 죽은 여자분 어머니가 계속 혼동해서 말하면서도, 결국은 인간광우병으로 의심하고 있었고요."
놀랍지만, 문제가 벌어졌을 때 이게 정지민이 가졌던 최초의 입장이다. 여기에는 아레사의 어머니가 vCJD와 CJD라는 표현을 혼용했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그 말로써 vCJD를 의미했다는 사실이 모두 들어 있다. 이는 현재 <PD수첩>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어쩌다가 그는 입장이 180도 달라진 것일까? 처음에는 그는 그저 '번역상의 오류'라는 <PD수첩> 측의 해명이 기분이 나쁘다는 정도에서 출발했다. <PD수첩>의 말은 사실이긴 하나, 번역자의 입장에서는 기분 좋게 들릴 리가 없다. 거기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여기에 보수 언론이 들러붙으면서 사건은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한다. 조· 중· 동은 <PD수첩>이 의도적으로 왜곡을 했다는 쪽으로 사실을 날조하는 하는 데에 정지민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정지민 역시 보수 언론과 코드를 맞추면서 주장이 점점 과격해지기 시작한다.
이 과정 속에서 그의 기억은 보수 언론의 코드에 맞추어 재조직되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죽은 여자 분 어머니가 (…) 결국은 인간광우병으로 의심하고 있었"다던 정지민이 이제 '아레사가 vCJD 진단을 받지 않았는데 <PD수첩>이 무리하게 그쪽으로 몰아갔다'고 기억 자체를 수정하게 된다.
한편, 어느 시점에선가 정지민이 '전문가'라 부르는 사람이 들러붙어 '조언'을 해주고 나선다. 그 후 '크로이츠펠트-야코브'를 '쿱스펠트 야커'로 받아 적던 정지민은 갑자기 교양 수준이 높아져 광우병 전문가가 다 된 것처럼 말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기억이 재조직되는 과정에서 허구와 사실이 뒤섞이는 위험한 지경에까지 이른다.
급기야 '<PD수첩>이 아레사가 병원에서 비타민 처방을 받은 것을 취재해 놓고도 그것을 방송에서 누락했다'고 없는 사실까지 말하게 된다. 이는 의도적 거짓말이 아니라, 기억이 재조직되는 바람에 그것을 사실로 믿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 후 검찰이 개입해 들어왔다. <PD수첩>에 대한 검찰의 고소는 한편으로는 불행한 일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행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재판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정지민이 했던 주장의 허위성은 밝혀질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과 언론은 자신들의 유일한 근거인 정지민의 입만 바라보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그는 '전문가의 조언'을 날개로 달고 언론의 보도와 검찰의 수사를 손에 놨다 폈다 하면서 고공비행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졸지에 한 없이 드높아져 진리의 태양 근처까지 갔다가 허위의 밀랍이 녹아내리는 바람에 추락을 하고 만 것이다.
다시 대지로 내려온 그가 제일 먼저 되찾아야 할 것은 아직 검찰의 속셈, 언론의 이해, 이념의 색깔에 물들지 않은 최초의 기억이다.
"vCJD이니 CJD이니 이것도 (…) 사실 전 <PD수첩>팀의 해명은 정당하다고 봐요. 죽은 여자분 어머니가 계속 혼동해서 말하면서도, 결국은 인간광우병으로 의심하고 있었고요."
제2의 황우석이 될 것인가?
그냥 이 정도에서 그쳤다면, '보수 언론과 정치 검찰과, 어느 덜 떨어진 '전문가'의 삼각편대가 옆에서 부추기는 바람에 스물여섯 살의 어린 학생이 잔뜩 들떠 철없이 큰 실수를 했구나' 하고 넘어갔을 일이다. 문제는 다른 데에 있다. 인터뷰를 보니 정지민이 이를 자신의 역사학적 업적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얼마 전에 책을 내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책을 내지 않는다면 더 이해되지 않을 겁니다. 역사를 공부한 사람 입장에서 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기록으로 남기는 데 의의를 뒀지만 지금은 책이 어느 정도 반향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제가 기록을 남기지 않고 한국을 떠나면 또 곡해할 수 있으니까요."
그는 언론과 법정에서 이웃에게 거짓 증언한 것을 "역사를 공부한 사람"의 사명감의 발로로 이해하고 있다. 그는 그 책을 일종의 역사학적 '기록'으로 쓴 셈이다. 하지만 법원은 유감스럽게도 그 기록자의 증언이 '믿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정지민의 진술은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을 직접 경험한 것처럼 주장하거나, 검찰 조사 당시 진술을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이 법정에 이르러 번복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
판결문은 이렇게 지적한다.
"정지민은 프리랜서 번역가로서 피고인들이 취재한 영어 취재물 중 일부분을 번역하고 실제 방영된 프로그램의 영상 속 영어 부분과 이를 위해 준비한 자막 의뢰서상의 번역 자막이 서로 일치하는 여부를 확인하는 영어 감수를 하였을 뿐 이 사건 방송의 제작 과정에 참여한 바 없고 보조 작가 외에 제작진을 만난 적이 없어 이 사건 방송의 제작 의도, 제작 과정, 취재 내용 등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 (판결문)
정지민은 번역 한두 개의 문제가 아니라 <PD수첩>이 방송 내용 전체를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말하나, 그가 만난 사람이라곤 보조 작가뿐이었다. <PD수첩> 제작진은 정지민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한 마디로, 정지민은 직접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들의 제작 의도에 관해 순수한 판타지를 펼친 셈이다.
이런 것도 과연 '기록'이라 할 수 있을까? "자신이 경험하지도 않은 것을 직접 경험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학문의 영역이 아니라, 상상의 영역에 속한다. 정지민의 책이 서점에 놓인다면 '언론'이나 '역사'가 아니라, <아바타> CD와 더불어 판타지 코너에 배치되어야 할 것이다.
대한언론인회라는 단체에서는 이 판타지에 '2009 대한언론상 특별상'을 주었고,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이 위증자에게 '바른 사회를 지키는 아름다운 사람 상'을 주었다. 코미디 아닌가? 그가 상 받고 우쭐해 하는 사이에 <PD수첩> 제작진은 큰 고통을 당해야 했다. 또 검찰의 기소 덕분에 작년 대한민국 언론자유도는 세계 69위로 추락했다.
"경험하지 않은 것을 직접 경험한 것처럼 주장하는" 정지민의 판타지로 인해 국내에서는 애먼 사람들이 고통 받고, 나라는 국제적 망신을 당한 것이다. 그 뿐인가? 지난 달 정지민을 초청해 강연을 들은 대한민국 어버이연합은 이번 판결에 불만을 품고 대법원장의 차에 계란을 투척하는 백색 테러를 저질렀다.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정지민은 아직도 명백하게 드러난 사실을 존중하지 않고 주절주절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말이 필요 없다. 정지민이 대답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은 질문이다.
1. 아레사의 어머니는 <PD수첩>에게 자기 딸이 무슨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는가?
2. <PD수첩>은 방송에서 아레사가 무슨 진단을 받았다고 방송했는가?
3. 아레사가 병원에서 비타민 처방을 받았다는 내용은 어느 테이프에 들어 있는가?
4. 감수 전 자막 의뢰서, 감수 후 자막 의뢰서, 방송된 자막 사이에 어떤 차이가 존재하는가?
정말로 "역사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이제 거짓말의 행진을 멈춰야 한다. 나는 진심으로 그가 반성하고 회개하기를 바란다. 물론 사건이 너무 커져 수습하기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용기를 내야 한다. 그가 제2의 전여옥이 될 요량이라면, 재판에 지고도 외려 사법의 희생양이나 된 양 그렇게 계속 너스레를 떨어도 좋다. 하지만 정치가 아니라 역사를 공부할 생각이라면, 사실을 존중해야 한다. 그 알량한 언론플레이로 진실을 덮을 수 있다고 믿는가? 정지민이 공부하는 역사는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지 보여주는 예로 가득 차 있다.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라.
"사실 전 <PD수첩>의 해명은 정당하다고 봐요. 죽은 여자 분의 어머니가 (…) 결국 인간 광우병으로 의심하고 있었고요."
그렇지 않을 경우 그는 이 사회에서 지적 사기와 언론 플레이로 이 사회를 환상의 늪에 빠뜨렸던 제2의 황우석으로 기억될 것이다.
/진중권 문화평론가
정지민이 아직 정신 못차리고 있나 보다. 진중권 교수가 간만에 양 싸다구를 화끈하게 쌔려주고 있다.
차근차근 음미하면서 읽어볼 만한 명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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