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그럴듯한 말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보수가 부패로 망한 예를 찾아보긴 쉽지 않다. 차떼기를 비롯하여 탈세와 탈법, 온갖 비리를 저질러도 보수의 성채는 더 단단해진다. 상지대 사태가 다시 불거졌다.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상지대를 비리 횡령의 구 김문기 재단 쪽에 넘겨주는 결정을 내렸는데, 그들이 그런 결정을 내린 것도 보수가 부패로 망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이명박 대통령의 ‘교육·토착 비리 척결’ 의지 표명조차 가볍게 여길 수 있도록 작용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보수는 부패로 망하기는커녕 흥한다. 아무리 부패를 저질러도 단죄는커녕 견제나 비판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 심판으로 세력관계에 변화를 가져와야 하는데 삼성의 비자금이 보여주듯 한국 사회의 부패는 보수가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는 세력관계를 더욱 강화시키는 물적 토대가 된다. 부패가 클수록 보수의 확대재생산을 위한 토대는 그만큼 커진다. 한국의 보수가 부패로 망하는 대신 흥하는 이치는 이처럼 단순명료한데 그 위에 덤까지 있다. 천안함 사건의 전 과정에서 이명박 정권은 총체적 무능을 드러냈지만 북한이라는 존재만으로 그 무능을 간단히 덮을 수 있다. 한국의 보수만큼 먹고사는 데 편하고 쉬운 직업이 또 어디 있을까.
중요한 건 세력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다. 보수가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는 세력관계에 변화가 오지 않는 한, 사회정의나 양식, 공공성은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 이미 삼성이 공공성을 기본으로 하는 국가기관을 장악한 상황이다.
상지대는 보수세력의 부패 성채에서 가장 약한 고리에 속한다. 그나마 반부패 싸움이 가능한 것은 그 때문이다. 상지대는 1955년에 설립된 관서대 의숙을 모태로 하는데, 설립자 원홍묵씨는 박정희 유신정권 당시 민관식 문교장관의 압력을 받아 김문기씨에게 공짜로 빼앗겼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문교장관의 압력이 그 정도였다면 대통령을 모신 중앙정보부장의 겁박은 어땠을까? 학교 한두 개 빼앗는 건 여반장이었고 신문사는 송두리째, 방송사는 막대한 지분을 챙겼는데, 그 열매는 지금 그 후예에게 달기만 한데 이를 둘러싼 세력관계는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제(5월10일) 한·일 양국의 지식인 200여명은 “(일본의) 한국 병합은… 모든 사람의 격렬한 항의를 군대의 힘으로 짓누르고 실현시킨, 문자 그대로 제국주의 행위이며, 불의부정한 행위였다”고 선언했다. 한국의 보수 지식인도 참여한 이 선언에 한일병합 100년을 맞은 역사적 의미도 담겨 있지만, 병합은 물론 역사인식까지 세력관계의 변화를 반영한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분위 결정에 맞서 교과부 재심을 요구한 상지대 구성원들은 이 싸움의 승패를 무엇보다 세력관계에서 바라봐야 한다. 구성원의 단결된 힘이 기본 요건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상지대 구성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 덧붙이건대, ‘반부패사학’ 프레임에 머물지 않고 ‘연대’ 프레임으로 나아가기 바란다. 싸움의 과정에서 가령 대학의 유령이라고 불리는 비정규 교수들을 끌어안는 계기를 만들 수 없을까? 삭발과 단식도 반대하기 위한 게 아니라 연대하기 위한 것일 때 수십 배 감동을 줄 수 있다. 보수가 부패로 망하지 않을 때, 우리는 더욱 연대의 무기를 벼려야 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상지대학교에 다니고있는 학생입니다. 일단 저희학교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저희학교는 큰어려움에 맞닥드려있습니다. 상지대학교 구성원과 국민들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사분위에서는 구재단 복귀를 강행하려고 하고있습니다. 참 어이없게도 구재단과의 유착관계를 이젠 대놓고 너무 뻔뻔하게 눈에 보이게끔 행동하고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관심과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ㅠㅠ 우리학교를 도와주세요.. 정말 평온한 환경에서 공부하고싶습니다..ㅠ
http://saveschool.net <-- 상지대 지키기 홈페이지에요. 방문해주셔서 큰도움이 되주세요.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