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어보니 벌써 만7년째... 매월 약소하나마 기부금을 내고 연말 세액공제를 받는 곳이 두 군데 있다. 하나는 언론, 하나는 정당. 언론은 당연히 "뉴스타파"고, 정당은 고민 끝에 몇년 늦게 시작하긴 했지만 "정의당"으로 정했었다. 뉴스타파는 정권교체 이후 인지도나 역할이 좀 약해지긴 했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재벌 자본(광고 등)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현대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에서 언론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힘을 가진 언론이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의미에서, 정의당은 이 보수일색의 나라에서 지지자가 5%도 안되는(원래는 3%도 안돼서 항상 원외정당이었다) 진보좌파 정당이 좀 밥그릇 크기를 키울 필요가 있다는 일종의 정의감? 균형감?에서. 최소 20~30% 수준은 돼야 좌우균형이 어느 정도는 맞는 정상국가가 될 것 같다는...

그런데 정의당은 기부금을 내기 시작한 바로 다음달부터 '아차' 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소속 정당원 취급을 받게 된 것. 후원자/기부자 수준으로만 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것인데 자꾸 이것저것 "당원으로서의 활동"을 권유(라 쓰고 '강요'라 읽는다)하고 수시로 연락을 해왔다. 불편했지만 참았다. 참여나 활동이야 안하면 그만이니까. 가끔 이슈가 있을 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이런저런 글 읽어보는 정도로만 관심을 가지는 걸로도 충분(사실 실제로는 별로 관심도 안 가졌다.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그런데 관심 가질 시간도 없고 딱히 관심가질 만한 매력이 있는 정당도 아니었고). 그저 개인적인 정의감 충족 차원에서 기부하는 게 다였다는 표현이... 아마... 맞을 게다. 딱 그만큼의 관계다, 나와 정의당과의 관계는. 기부금 내고 있단 이유로 본의 아니게 소속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딱히 지지하거나 믿고 따르거나 하는 건 전혀 아닌.

아무튼,
요즘 그 정의당이 총선을 앞두고 선거법 관련해서 뭘 잘못했길래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저렇게 욕을 바가지로 먹고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는걸까? (이 얘기를 하려고 저리 길게 사설/변명을 늘어놓다니... 나도 참... 멀었구나 싶다.)

>> 참조: https://m.clien.net/service/board/park/14657828?od=T31&po=6&category=&groupCd

예를 들어 이런 글 보면, 심상정이나 정의당에 대한 호불호야 있을 수 있겠지만 말 자체만 보면 틀린 말도 거의 없어 보이는 저런 글에 대한 반응들이라니. 참 대단한 문빠 홍위병들 많다 싶다. 한때 수많은 연예인들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저런 포즈 사진 한두장 안찍어본 사람 없을 "턱 브이라인"까지 신천지라며 물고 늘어지는 수준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질 지경이다. 정치는 역시 종교, 마약과 같은 수준으로 사람을 극단으로 몬다. ㄷㄷ

그나 저나 유시민의 저 짤은 이때도 어김없이 등장. A4지 한 장도 안 될 것 같은 저 쉬운 글을 다 못 읽거나 다 읽고도 이해 못할 정도면 자신의 지능이나 문해력 탓을 하고 입쳐다물고 가만히나 있든가ㅉㅉㅉ 정말 유시민이 많은 사람들 버려놨다. 자기 무식을 감추는 말로 아무 때나 써먹으라는 뜻이 전혀 아니었는데. 어려운 말로 길게 하는 말이라는 것이 무엇에 대한 어떤 말인지도 모르는 한심한 인간들.

아무튼,

간만에 시간이 좀 난 김에 대체 뭣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진짜 잘 모르고 있어서... 이리저리 좀 자세히 찾아봤더니, 애초에 선거법 개정 당시 이미 자유당이 꼼수로 위성 비례정당 만들 우려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합의해서 개정을 실제로 주도한 주체가 민주당이었으면서 뒤늦게 자유당 따라 똑같이 위성정당 만드는 꼼수를 쓴 게 사태의 시발이었던 모양. 철회하든 피치 못하게 밀고 나가든 결정이야 정략적으로 할 수 있다 쳐도, 당연히 부끄러워하고 사과해야 할 일 아닌가? 설마 전혀 부끄럽지 않은건가? 상도덕도 없나? 원내대표씩이나 되는 이인영이 했다는 말이 개중 가장 충격적이었다. ㄷㄷ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

민주당 입장에서는 1당이 그렇게 중요한 걸까? 뭘 위해서? 과반 독재를 위해서? 탄핵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말도 안되는 개소리는 좀! 쫌!! 되레 심상정더러 "탄핵" 발언했다고 몰아부치는 수준을 보니 경악할 지경이다. 언론에 놀아나는 것도 아니고, 문해력이 달리는 것도 아니고 뭐랄까... 의도적인 곡해라고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심상정이 한 말은 무슨 말이든 다 개소리로 듣겠다 정도? 제발 언론이든 뭐든 기사가 실리면 토막 발언만 보지 말고 전체 발언과 그 속에서 언급된 특정 용어(“탄핵”)가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인지 좀 찬찬히 정독하면서 알아보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민주당이 현 상황에서 비례정당 창당의 이유로 들고 나온 “대통령 탄핵을 막기 위한...” 이라는 것이 언급할 가치도 없는 헛소리니 어설픈 핑계 대지 말라 라는 소리 아닌가? 미치지 않고서야, 미통당이 이번 총선에서 운좋게 1당이 된다 한들 탄핵이 될까? 지들 맘대로? 말이 되는 소린가? 다들 이성을 좀 찾길... 민주당은 왜 진작 더 잘해서 지지율을 더 높이 끌어 올려놓지 못한 걸까? 저 썩어문드러질 자유당 지지율이 40%까지 올라간 게 다 남 탓이다 그건가? 그저 자유당 탓, 정의당 탓, 언론 탓, 신천지 탓... 결국 남 탓. 억울한 점도 분명 있겠지만 민주당 지지율이 낮은 게 다 그 '남'들 때문일까, 진짜로?

게다가, 무조건 문대통령 믿고 지지하면 그게 여당이지 무슨 야당이며, 특히 그렇잖아도 존재감 없는 정의당에 대한 요구로 가당키나 한 일인가? 내로남불 아전인수도 정도가 있지. 한 집안 큰 형님, 작은 아우 관계? 허참 농담도. 민주당 지지자들이 정의당을 두고 늘 잘 쓰는 표현을 되돌려 주자면 "대놓고 배신하고", "등에 칼 꽂아놓고" 하는 소리들이... 제정신들인가. 차라리 자유당처럼 첨부터 민주당 골수 지지율 30%만 믿고 협상이니 뭐니 다 치우고 혼자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가든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내 말 안따르면 다 적' 식으로 부리는 패악질이 진짜 우려스러울 만큼 만만찮다, 일부 의원들과 그 맹목적 지지자들 이야기긴 하지만. 하긴 원내 의원들만 하더라도 극히 일부 합리적 진보를 포함하긴 했지만 대부분은 불의한 적폐 보수정당이니 그런 점에서는 자유당과 크게 다르지 않아 하는 짓도 비슷할 밖에. 내로남불 오진다. 진짜. 짜증.

그런데 문득 다시 생각해보니, 이런 상황은 일견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정의당은 진성 지지자 3%에서부터 이런저런 이유로 조건부 지지층까지 다 포함해도 10% 나올까말까할 그 사이 어딘가가 정당 지지율 최대치일게다. 거꾸로 뒤집어 쉽게 보면 현실에서 100명 중 90명 이상이 무시하거나 대놓고 까고 적대하는 정당인 것이다. 특히 진보를 표방하고 있는 이상 이 보수일색의 나라에서 그 정도는 더 심할 수밖에. 당연히 뭘 하든 욕먹고 순탄치 않을 수밖에. 당연한 상황에서 당연하게 당하는 일이니 민주당을 굳이 탓할 필요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원래 그랬고 이미 익숙한 상황일테니 외부인인 내가 열낼 이유는 더더욱 없을 것 같다... 알아서들 하겠지.

그래도
내로남불, ㅆㅂ 이건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서도 참고 넘어가기 힘들다. 상식이 있어야지 상식이.
민주당은 늘 항상 문재인 대통령 후보시절의 그 아름다운 문구(과정, 공정, 정의 어쩌고...)를 떠올리고 금언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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