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영웅전설 1~10 : 서울문화사 (2000-08) (읽음: 2004-04-27 10:08:30 AM)

- 다나카 요시키 지음, 윤덕주 옮김

 

- "서기 2801년, 인류는 정치적 통일의 중심을 태양계 제3행성 지구에서 알데바란계(系) 제2행성 테오리아로 옮기고 은하연방(USG)성립을 선언했다. 또한 같은 해를 우주력(SE)1년이라는 연호로 바꾸고 은하계의 중심과 변경을 향해 만족할 줄 모르는 팽창을 시작했다. 서기 2700년대의 두드러진 특징은 전란과 무질서였다. 그 때문에 외부 세계를 향한 발전이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었고, 그런 만큼 새롭게 뿜어져나오기 시작한 인류의 에너지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인류의 항성간 비행을 가능하게 해 준 세 여신, 즉 아공간(亞空間) 도약 항법, 중력 제어술, 관성 제어술은 날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했고, 인류는 미지의 지평을 목표로 우주선을 몰아 별들이 무리지어 있는 대해(大海)너머로 출항했다. "멀리, 더 멀리!" 그것이 그 시대 사람들의 모토였다." (인터파크 책소개글)


- 양 웬리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 주인공인 우주 대 서사 드라마. 

- 양 웬리와 그의 보좌관이자 마누라인 프레데리커, 그리고 양자인 율리안 민츠. 이 3인방이 자유민주공화국측의 주요 인사이고, 라인하르트와 지크프리드 키르히아이스, 그리고 제국군의 쌍벽인 볼프강 미터마이어, 로이엔탈이 제국군측의 주요 인사이다. 물론 라인하르트의 누나인 안네로제도 있고 나중에 보좌관이자 마누라가 된 힐데가르트 폰 마린돌프도 있지만 그들은 양념같은 조연이고... 

- 방대한 스케일과 다양한 에피소드,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 방식이 매우 돋보이는 소설이다. 10여년 전에 첨 읽었을 때는 인물들의 이름 익히기도 힘들었을뿐더러 너무 재미없어서 1권을 채 30페이지도 제대로 읽지 못하기를 서너번 시도하다 관두었었는데, 다시 읽으니 정말 재미있다. 

- 누군가는 맨날 지기만 하는 양 웬리가 같잖다는 듯한 평을 내리기도 했고, 누군가는 전제주의가 민주주의에 대해 승리한 기묘한 소설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는데 모두 그들만의 생각이다 싶다. 자의와 관계없이 군인이 되어 은하 최고의 명장이 된 양 웬리와 전쟁의 천재 라인하르트 사이의 전쟁 신도 재밌지만, 특히 그들의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 이런 류의 소설이 가지는 한계이겠지만, 역시 영웅주의 소설은 재미있긴 하다. 시대는 영웅을 만들고 영웅은 시대를 이끌어간다... 그들의 지휘에 의해 희생된 수천만 일반 서민-병사들은 소설에서 그리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저 배경 혹은 역사의 희생자일 뿐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소설 전개상 그들이 큰 역할을 하게 되면 소설 자체가 재미없어지니까. 

- 양 웬리의 사고에서 많은 시사점들을 발견했다. 현재의 탄핵 정국과 정치인들의 사고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 그리고 쇄락해가는 민주주의 공화국... 이런 것들은 굳이 소설이니까, 흥미 곁들인 양념으로만 치부하기엔 의미가 상당히 크다. 스스로 주인이길 거부하는 '좋은' 전제주의 체제하의 백성들이 오히려 스스로 주인이어야만 하지만 그럴 수 없는 '나쁜' 민주주의 체제하의 백성들보다 더 낫다는 아이러니도 의미심장하고...

- 알레 하이네센, 페잔 자치령, 제국 수도 오딘, 그리고 철벽 우주요새 이젤론... 이 공간 설정도 매우 멋있고 흥미로왔다. 특히 우주의 좁은 통로 - 회랑이라는 설정이 가장 이 소설의 재미 근간을 이룬 요소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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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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