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5~20 (3/3) - 마로니에북스(2012.08.15)


- 박경리 지음


- "박경리는 『토지』의 작가로 불린다. 『토지』는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토지』는 1969년에서 1994년까지 26년 동안 집필되었으며, 그 크기만 해도 200자 원고지 4만여 장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에 이르기까지의 무수한 역사적 사건과 민중들의 삶이 고스란히 『토지』에 담겨 있다. 『토지』는 한마디로 “소설로 쓴 한국근대사”라 할 수 있다. 


『토지』에는 평사리의 대지주인 최참판댁의 흥망성쇠를 중심으로 동학혁명, 식민지시대, 해방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한 많은 근현대사가 폭넓게 그려져 있다. 당시 사회의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인물들과 반세기에 걸친 장대한 서사, 그리고 참다운 삶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등은 작가의 생생하고 아름다운 문체를 만나 한국문학에 큰 획을 그은 『토지』로 태어났다. 


26년의 집필 기간 동안 작가의 수정이 가해진 대목은 수정된 원고를 적용하였고, 인물이나 지명의 혼동, 오·탈자 등 명백한 오류는 모두 바로 잡았다.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대목들은 작가 생전에 작가를 직접 방문해 답을 얻었고, 기존 출판사의 당시 담당자들에게도 자문을 구한 바 있다.


꼬박 10년의 시간이 걸려 오랫동안 와전·왜곡되었던 작품의 원래 모습을 되찾으려는 작업이 마로니에북스 판 『토지』로 완성되었다. 이제 독자들은 『토지』의 원래 모습과 작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으며, 처음 작가가 전달하려 했던 단어와 문장의 아름다움, 생생함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명실공히 『토지』의 결정판이다." (책 소개글)


>> 앞의 글 참조: 2016-01-08: 토지 1 ~ 7 (1/3)

>> 앞의 글 참조: 2016-04-28: 토지 8 ~ 14 (2/3)


- 20권 완독.


- 이미 한번 읽었던 소설이라 더 그랬겠지만, 최근 몇 년 간 읽은 소설 중에서 쏙 빠져들어서 정신없이 읽은 것이 아닌, 오랜 시간을 두고 찬찬히 아끼고 음미해가며 읽은 몇 안 되는 소설이다. 20권을 거의 9개월에 걸쳐 천천히 천천히 읽었으니.


- 이번에 등장한 주요 등장인물: 최서희, 최환국, 최윤국, 이양현, 송영광, 이홍, 이상의, 유인실, 임명희, 조찬하, 오가타 지로, 몽치(박재수)


- 세대가 또 바뀌고 1940년대 일제 말엽의 배경이 잔잔하게, 그러나 잔혹하고 혹독하게 펼쳐진다. 일제 막판에는 학병/징용에 끌려가고 정신대에 끌려가는 일 등이 어쩔 수 없는 현실로 그려지며, 그런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들을 날 것 그대로 고스란히 보여 준다. 특이한 것은, 2차 대전 말기 미군의 공습은 일본인의 시각에서도 공포 그 자체였으리라는 것까지 담담한 필체로 가감 없이 보여준다. 명백한 가해자의 피해의식과 공포... 현재 그들의 그 꼬인 역사 인식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해 나름 깊이 있는 인식을 보여 주고 있어 "이해"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일본과 일본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 토지를 통해 다시 한번 알 수 있는 역사적 현실... 일제 시대가 깊어갈수록, 특히 1930년대 말부터 해방 직전까지 식민지 한국땅에서는 그 어느 것도,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저 체념하고 적응하거나 아니면 바짝 움츠리고 숨어드는 것 말고는. 그러니 그것을 참아내거나 버틸 수 없었던 사람들은 만주/간도로 그리 많이도 넘어갔던 것이었겠지, 그 혹독하고 살벌한 땅으로...


- 비록 순수 문학의 형식을 취하고 있고 전반적인 내용에서도 그렇긴 하지만 그 행간을 잘 읽어보면 토지는 명백한 민족주의 및 반일·항일소설일 수밖에 없는데, 그 와중에 독립운동을 했건, 친일을 했건, 일본인이건 간에 그 다양한 인간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놀라운 통찰력 등이 두드러진다.


- 토지를 보면 이 땅의 역사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왜 꼬인 것인지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제대로 실감할 수 있다. 사회 지도층의 부패가 당대는 물론 후세에까지 그 얼마나 극심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곱씹을 수록 이후 제대로 된 친일 청산이 되지 않은 이 땅의 역사가 서럽고 안타깝기도 하다.


-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이 소설은 해방된 날의 이야기를 끝으로 마무리해버렸기 때문에 그 이후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묘하게 조정래의 아리랑, 그리고 태백산맥과 오버랩 되거나 연결된다. 지리산도 그렇고, 남도쪽 정서, 시골 정서도 그렇고. 그저 같은 시대를 그렸기 때문일까? 흠...


- 마지막으로, 토지를 보며 새롭게 느낀 점... 평사리 같은 시골 마을에서 최참판댁과 같은 대지주의 의미는 그저 경제적 의미에서의 대지주, 지배관계를 의미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마을의 실질적인 정신적·물질적 대지주이며 중심이기도 하다는 것이 소설 전체를 통해 잘 드러나고 있다. 일부 책임을 느끼는 몇몇 사람들에 한해서이긴 하지만 온갖 집안 대소사는 물론 자녀·후손들 생계까지 책임지는 역할이 바로 그런 대지주의 역할임을 은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건 지주·유산계급을 옹호하려는 일종의 물타기 또는 사기일까, 아니면 실제 조선시대 대부분 대지주들이 그랬을까? (... 그런데, 그랬을 리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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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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