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룬 1~26권 (로크미디어; 2009.11~2011.11)


- 이현비 지음


"문피아 골든 베스트 1위, 게임 판타지 1위에 빛나는

바로 그 이야기, 『하룬』!


인공수정체로 태어났지만 실패작으로 분류된 정민

낙오자가 되어 최하층 구역까지 밀려나지만

성인 축하 선물로 주어진 캡슐이

또 다른 삶으로 그를 이끈다


극도의 리얼리티 게임 ‘비욘드’

강력한 실세인 NPC의 목숨을 구해 주고

용병 아카데미에 추천 입학한 하룬은

오염된 정령 ‘싸가지’를 만나면서

현실과는 백팔십도 다른 사람이 되는데……


별세계 게임 속에서 강자를 꿈꾸는

보더러Borderer의 지독한 자아 단련 투쟁기!" (출판사 책 소개글)



- 간만에 흥미진진하게 읽은 달빛조각사가 완결이 안되고 있는 중간에, 두 번째로 읽은 게임 판타지 소설.


- 달빛조각사와는 달리 이 책은 게임 판타지라기보단 그냥 판타지 소설에 더 가깝다. 처음에는 다소 MMORPG 게임 비스무리하게 시작하는 듯 싶었지만 나중에는 결국 일반 SF+판타지 접합물로 가게 된다. 알고 보니 게임 속 세계가 게임이 아니었고 다른 차원의 또 다른 현실이었다는 배경도 그렇지만 주인공의 활동 방식이 전형적인 게임 판타지였던 달빛조각사와는 사뭇 달랐다. 소설 속 현실이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그런 설정이 가능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좀 독특했다.


- 주요 등장인물: 하룬, 아즈만, 아리, 벨, 돌풍 용병대, 티노 부부, 딜런, 유니온, 데드 벙커, 돌풍 기지, 기타 등등


- 사실 이번 작품은 게임 판타지 특유의 경험치 상승, 레벨 업, 현실 게임 방송을 통한 거금 확보와 같은 게임 판타지 소설의 보편 장치(?) 보다는 "돌풍 용병대"로 지칭할 수 있는 용병대에 대한 이야기에 더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용병대라면 무협(표두/표사), 판타지를 가리지 않고 그저 돈만 되면 무엇이든 하는 하류 또는 삼류 양아치 무사들의 집합 정도로 보통 인식되어 있는데, 하룬에서는 걸출하고 탁월한, 그러면서도 온갖 잡다한 다양성이 총 집결한 "돌풍 용병대"라는 용병대를 서서히 만들어가는 과정, 그리고 그 속에서 감히 쳐다볼 수도 없는 최고위층, 소위 무소불위라 할 수 있는 각 "제국"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해결사 역할에 이어, 끝내는 악의 무리를 끝장내고 전체 세계를 구하는 영웅 집단이 되기까지... 현실 정치판과 부유층들을 비꼬는 시사적인 내용들도 많이 있어 은근히 교훈적이기까지 했다.


- 또, 주인공 하룬의 성장기는 눈물겹기까지 하다...라고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진 않았다.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각성"하게 되지만 그 과정들에 별로 감정이입이 되진 않았다. 뭔가 좀 어색하달까? 상황 자체가 좀 억지로 끼워 맞춰진 듯한 느낌. 처음엔 그나마 좀 나았지만 뒤로 갈수록 점점 더.


- 인공수정체, 캡슐, 동화율... 또, 발몬이라든가 럼프 오크, 산악 부족들은 기존의 판타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상당히 독특하고 매력 있는 설정이었다. 무엇보다도, 참 재미있었다. 짧은 출퇴근 시간만을 이용해서 읽었던 관계로 꽤나 오랫동안 볼 수 있었다는 점조차 몹시 기꺼울만큼, 그 시간들이 아쉽지 않았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아주 제대로 된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


- 다만, 오타가... 많아도 너무 많아서 책 읽는데 상당한 지장을 줄 정도. 이건 정말 요즘 나오는 많은 이쪽 책들(판타지류, 일명 장르소설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점이다. 아이디어 좋고 맛깔나게 글 잘쓰는 재주가 있으면 뭐하나? 주어와 목적어도 제대로 구분을 못하고, 그걸 제대로 퇴고해서 고칠 줄도 모르면 더 할 말이 없다. 한 두 개도 아니고, 한 권에, 아니 한 페이지에 두세 개씩 그런 오타가 있으면 이게 오타로 보일까, 아니면 작가의 지식(국어) 수준을 의심하게 될까? 전에 어떤 책이었더라... 그 책 작가도 정말 지독하게 주어/목적어 구분을 못했는데, 이 책 작가도 마찬가지 수준이다. 그저 한심하다는 소리밖엔 안 나온다. 만 2년에 걸쳐 26권이나 쓸 정도면 어느 정도 글쓰기 수준은 될 법도 한데... 끌끌끌... 그런 점이 많이 아쉬웠던 작품.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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